자기조절도 너무 과하면 행복에 독이 될까?
행복연구센터 연구원 윤 영
‘자기조절은 삶을 행복하게 할까?’
이에 대한 결과는 일관적이지 않다. 자기조절(Self-control)이란 충동을 조절하고 목표와의 갈등에서 생기는 욕구를 조절하는 능력으로 정의된다(Hofmann, Baumeister, Forster, & Vohs, 2012). 자기조절이 사람들의 삶을 만족스럽게 하거나 행복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는 연구들도 있고(Hofmann, Luhmann, Fisher, Vohs, & Baumeister, 2014), 주관적 웰빙을 감소시키거나 삶에 대한 정서적·인지적 만족도를 감소시키기도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(Diener, Suh, Lucas, & Smith, 1999).
이처럼 자기조절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서로 다른 결과들이 혼재하지만, 다른 모든 덕목들을 가능하게 하는 ‘주 덕목(master virtue)’이라는 데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(Baumeister & Exline, 1999). 즉, 다양한 측면에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어렵거나 힘든, 더러는 싫은 일도 해내야 할 경우가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자기조절은 다른 덕목들이 발현될 수 있도록 개인을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. 이러한 이유로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중요한 덕목 중 하나로 자기조절을 꼽고 이를 증진시키기 위한 다양한 교육 및 개입들을 한다.
우리나라 초·중·고생 인성수준 분석 결과
출처: 연합뉴스(2014.08.19.). 초·중·고생 ‘성실’ 덕목 낮아. http://www.jjan.kr/news/articleView.html?idxno=521645
위 그림은 한국교육개발원(KEDI)에서 전국 1,184개교 약 40,000여 명의 초·중·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인성 수준을 조사한 결과이다. 자기존중, 성실, 배려·소통, 책임, 예의, 자기조절, 정직·용기, 지혜, 정의, 시민성의 10개 덕목 중 예의의 수준이 가장 높고 성실의 수준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. 자기조절은 그 다음으로 낮은 덕목으로 나타나 실제 우리나라 학생들의 자기조절 수준이 다른 덕목들에 비해 높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.
그런데 자기조절이 주 덕목으로써 우리의 삶에 이로운 요인이고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라면, 이를 어디까지 증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궁금하다. 기존의 긍정심리 연구에서는 자기조절력이 증가하면 행복의 수준이 어느 정도까지는 증가하지만 적정 수준을 지나면 오히려 행복이 감소한다는 자기조절력과 행복의 역U형의 관계를 보고한다(Grant & Schwartz, 2011).
그래서 한 연구에서는 자기조절력과 행복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들 중 학교맥락의 연구들을 대상으로, 그 관계를 다시 살펴보았다(Wiese et. al., 2017). 다양한 연구들의 결과를 아래의 그래프와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.
다양한 맥락의 자기조절력과 긍·부정 심리와의 관계(Wiese et. al., 2017)
좌측상단은 교사가 평가한 학생의 학교에서의 자기조절과 부정정서와의 관계를 나타내는 그래프로, 학생이 학교에서 여러 가지 방해요인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조절을 잘 하는 경우 점차 부정적 정서의 수준이 떨어지는 확인할 수 있다. 우측상단은 학생이 평가한 자신의 대인적 자기조절과 삶의 만족도와의 관계를 나타내는 그래프로, 비난을 받거나 약이 올라도 평온함을 유지하며 자기조절을 하는 경우 점점 삶의 만족도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. 좌측하단은 자기조절의 성공과 순간적인 정서적 웰빙의 관계를 나타내는 그래프로, 자기조절에 성공하면 점차 정서적 웰빙이 증진되는 것을 알 수 있다. 우측하단은 과제집중시간과 긍정적 정서와의 관계를 나타내는 그래프로, 자기조절을 잘하여 하나의 활동에 집중 할 경우 긍정적 정서가 점점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.
이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자기조절과 긍정적인 정서의 관계를 살펴 본 연구 중에서는 과제집중시간과 긍정적 정서의 관계에서만 역U형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. 하지만 이 결과에서는 즐겁게 과제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과제에 성실히 임하는 동안 모든 즐거움을 거부하는 것이 기본 전제라는 점을 고려하여 해석을 할 필요가 있다. 즐겁지 않게 하는 일에서 긍정적인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경우가 적으므로 이는 자기조절과 행복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적절하지 않다.
결과적으로 자기조절과 행복의 관점에서 역U형의 관계는 확인할 수 없었고, 자기조절력이 증가하면 주관적 웰빙은 증가하는데 자기조절력이 가장 높은 수준에서도 자기조절력이감소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(Wiese et. al., 2017). 자기조절력이 높은 학생들이 자기조절력이 낮은 학생들에 비해 덜 행복하다는 것을 다양한 맥락 속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는 의미이다. 즉, 자기조절과 행복의 관계에서는 ‘좋은 것도 과하면 독이 된다(too much of a good thing)’라는 말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. 적어도 본 연구에서 확인된 바에 의하면 자기조절을 잘 하는 사람이 더욱 행복하다는 의미이다.
이러한 결과는 학생들의 행복을 위해 자기조절력 증진을 위한 지원이 중요하고 필요함을 시사한다. 다음의 방법(Rashid & Anjum, 2005)들을 참고하여 학급에서 학생들의 자기조절력을 기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고 학급의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활동 해보기를 권한다.
* 운동을 시작하고 우선 일주일 동안 매일 운동을 해본다.
* 짜증이나 화가 날 때 10까지 숫자를 세어본다. 필요시 한번 더 반복한다.
* 일상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표를 설정(예: 설거지, 빨래, 방청소 등)하고 이를 완수한다.
* 유혹의 대상을 제거한다(예: 수면, 정크푸드 등).
* 성공적으로 자기 조절이 되었을 때는 이를 자축하는 기회를 가진다.
* 역할 모델을 정하고 배울 점을 찾아 자신의 목표를 조절하는데 적용한다.
*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이를 고수한다.
Reference
Baumeister, R. F., & Exline, J. J. (1999). Virtue, personality, and social relations: Self-control as the moral muscle. Journal of Personality, 67, 1165–1194. http://doi.org/10.1111/1467-6494.00086
Diener, E., Suh, E. M., Lucas, R. E., & Smith, H. L. (1999). Subjective well-being: Three decades of progress. Psychological Bulletin, 125, 276–302. http://doi.org/10.1037/0033-2909.125.2.276
Grant, A. M., & Schwartz, B. (2011). Too much of a good thing: The challenge and opportunity of the inverted U. 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, 6, 61–76. http://doi.org/10.1177/174569161039352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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Hofmann, W., Luhmann, M., Fisher, R. R., Vohs, K. D., & Baumeister, R. F. (2014). Yes, but are they happy? Effects of trait selfcontrol on affective well-being and life satisfaction. Journal of Personality, 82, 265–277. http://doi.org/10.1111/jopy.12050
Rashid, T., & Anjum, A. (2008). Positive psychotherapy for young adults and children. Handbook of depression in children and adolescents, 250-287.
Wiese, C. W., Tay, L., Duckworth, A. L., D’Mello, S., Kuykendall, L., Hofmann, W., … & Vohs, K. D. (2017). Too much of a good thing? Exploring the inverted‐U relationship between self‐control and happiness. Journal of Personality. http://doi.org/10.1111/jopy.12322
[Self-control & Happiness]